1978년 설립된 국내 베어링 제조기업 일진베어링이 정밀 웜 감속기 전문기업 이스턴기어와의 협업을 통해 산업 자동화의 핵심 부품인 '서보모터용 고정밀 감속기'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3일 밝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고정밀 감속기 부품을 자체 기술로 구현한 이번 성과는 국내 모션 제어 분야의 기술 자립을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국산화된 웜 감속기는 1 arcmin 수준의 고정밀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반도체,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고정밀도와 응답속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산업 현장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독일 등 해외 고가 장비 브랜드에 의존했으나, 일부 모델의 단종 및 납기와 가격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감속기 부품은 기계 장비의 위치 제어 정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품질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필수적이다.
일진베어링은 수년간 국내 여러 제조사와 함께 국산화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정밀도, 출력, 내구성 면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스턴기어와의 협업 역시 초기에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공동 설계와 시험 과정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스턴기어의 서보모터용 정밀 감속기 시스템은 자사의 고유한 장구형(글로보이드) 웜기어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넓은 면 접촉 구조를 적용해 마모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동력 전달을 보장한다. 고출력 구동 환경에서도 진동이나 백래시 없이 매끄러운 움직임을 제공하며, 장비 전체의 품질과 수명을 높인다.
일진베어링의 1600톤 생산설비에 시험 적용한 결과, 기존 외산 감속기 대비 낮은 부하율(약 20%)을 기록하며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일진베어링은 1200톤 장비를 포함한 주요 생산 라인에 해당 감속기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5월부터 추가 발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스턴기어는 기어 센터 거리 기준 6mm부터 500mm, 기어비 저 감속비인 3:1부터 90:1까지 다양한 사양의 감속기를 제작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봇 관절, 자율주행 모빌리티, 방위산업 장비 등 고정밀도가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고정밀 커스터마이징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소형 정밀 모듈부터 대형 산업 장비용 시스템까지 고객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곽유현 이스턴기어 대표는 “이번 국산화 사례는 단순히 부품 하나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핵심 기술 기반을 자립화하는 데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하반기에는 서보모터 감속기 표준품 라인업을 정식 출시하여 산업 전반의 정밀 제어 수요에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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